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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손가락 빨기 습관, 괜찮을까요?

2024-10-25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우리 아이 손가락 빨기 습관, 괜찮을까요?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늘 선택의 연속입니다.'

    요즘같이 정보가 많은 시대에는 더욱 어렵습니다.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 부모로서 늘 고민됩니다. 아이가 귀해서일까요. 주변에서도 여러 말을 보탭니다. 특히 손가락 빠는 아이가 있다면, 부모는 공공의 적이 됩니다. 습관을 강제로라도 중단시켜야 할지,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지 부모님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영국의 시인 겸 극작가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의 말입니다. 이처럼 습관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요. 아이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구강습관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공갈젖꼭지(쪽쪽이) 빨기부터 시작해 손가락 빨기, 혀 내밀기, 이갈이, 입술 뜯기, 손톱 깨물기, 구호흡 등입니다. 어린이의 구강습관 역시 자라는 아이들의 치열과 뼈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습관들은 아이의 발달 과정 중에 나타나기도 하므로 모든 습관이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만 3세까지 아이들은 발달 단계상 구강기로 입안을 탐색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유아기에 구강은 외부 환경과 교감하는 통로이며 안정과 행복, 만족감을 느끼는 도구로 작용하므로 무언가를 빠는 행동을 통해 아이들은 정신적인 안정감을 얻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공갈젖꼭지나 손가락 등을 입안에 넣는 것은 당연한 발달 과정이라, 섣불리 습관을 중단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구강기가 지나는 만 3세 이상이 되면 다른 자극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대부분 자발적으로 손가락 빨기 등을 그만두게 됩니다. 이 중 일부 어린이에서 손가락 빨기가 지속되는데, 만 3~4세 어린이 중 30~40%, 만 4세 이후에는 10% 정도의 아이들이 손가락 빨기를 계속합니다. 여자아이들에게서 좀 더 호발하며, 80퍼센트 정도는 엄지손가락을 빨고, 엄지손가락이 아닌 다른 손가락을 빠는 아이들의 경우에 더 오래 습관이 지속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손가락 빨기는 대표적인 구강습관으로 원인은 불분명합니다. 원인으로 욕구불만, 불완전 애착 등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잘못된 육아 방법으로 인해 손가락 빨기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손가락 빨기를 오래 지속하게 되면, 손가락에 굳은살이나 염증, 습진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손가락 모양의 변형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손에 있는 세균들이 입안으로 들어와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만 4세 이후에는 아이가 습관을 중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손가락 빨기를 지속하게 되면 손가락이 가하는 압력에 의해 부정교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이 위 앞니를 미는 위치에 있게 되어 위 앞니가 튀어나오고 아래 앞니는 안쪽으로 밀리게 되는데 심한 경우에는 위아래 치아가 닿지 않게 벌어지는 개방교합(openbite) 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손가락 빨기에 대한 접근은 아이의 연령에 따라 다릅니다. 만 3세까지는 손가락을 빠는 행동이 자연스러울 나이이므로 억지로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손가락보다는 공갈젖꼭지가 나중에 중단하기 쉬우므로 손을 빨려고 할 때 공갈젖꼭지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만 4세부터는 손가락 빨기를 중단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도와줄 필요가 있는데요. 아이가 손을 입에 넣고 있을 때 다른 자극이나 장난감 등을 주어 손을 바쁘게 만들어주거나, 아이들이 잠들 때 습관적으로 손을 빨기 때문에 큰 인형이나 담요 등을 손가락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대개 아이들은 손가락을 빠는지도 모르게 빨기 때문에 손을 빨 때마다 손을 잡아주는 식으로 그 습관을 가볍게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손가락 빨기가 왜 좋지 않은지 그에 관한 동화책을 보여주거나, 때로는 아이의 기준에서 권위 있는 다른 사람, 유치원 선생님이나 치과 선생님과 약속을 하는 식으로 격려를 해줄 수 있습니다. 손톱에 쓴맛이 나는 약을 바르거나 밴드를 붙이거나 혹은 장갑을 끼우는 방법 등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아이 스스로 동기유발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하는 물리적인 차단법은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아이를 비난하거나 다그치면서 혼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를 느껴 더 습관에 집착할 수 있으니 습관 개선을 위해서는 인내심이 꼭 필요합니다. 만 6세 이후까지 습관이 지속된다면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전까지 습관을 중단하면, 습관에 의해 생긴 부정교합은 자발적으로 개선이 되지만 만 6세 이후까지 지속되면 교정치료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습관 차단 장치는 손가락을 입안으로 넣지 못하게 갈고리 같은 것이 있는 형태인데, 이 장치를 사용할 때는 장치가 아이를 체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습관을 인지하고 중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라는 사실을 꼭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장치를 체벌로 느끼게 되면, 오히려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더더욱 습관에 집착하게 되고, 더 오랜 나이까지 지속될 수 있는 입술 빨기나 손톱 깨물기 등의 다른 습관으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힘들고 어렵습니다. 어떤 판단이 정확한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아이들은 믿는 만큼 자란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준비가 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면, 그 준비된 기간에 조금만 도와주면 무엇이든 해낼 수가 있습니다. 손가락 빨기 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