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방학 때마다 반복되는 박물관 나들이. 시원한 실내에서 작품을 직접 보고 지식을 쌓는 것도 좋지만 만일 아이가 재미없거나 지루해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실 비슷비슷한 박물관 작품에 큰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아이가 박물관, 미술관 작품이나 체험 프로그램에 흥미를 못 느낀다면 한번쯤 도심거리나 볼거리가 많은 곳으로 눈길을 돌려 보는 것은 어떨까? 충북지역을 벗어나 화려하면서도 복잡한 거리를 엄마와 함께 걸어보거나 명소를 찾아 그곳의 유래와 의미를 알아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청주교차로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명소를 서울, 경기, 대전권으로 나눠 코스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서울·경기·대전권 당일치기 나들이

서울 중에서도 이태원은 청주에서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각 나라 대사관이 밀집해 있는 이태원은 한국 사람보다 외국인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곳으로 쇼핑 마니아들에겐 숨겨진 쇼핑장소로, 미식가들에겐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이태원에는 이슬람성원, 앤틱가구거리, 세계음식거리, 블루스퀘어 등 굵직하면서도 이색적인 볼거리가 많아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 흥미롭다. 이태원을 여행지로 삼았다면 이슬람성원, 앤틱가구거리, 세계음식거리, 블루스퀘어 북파크를 하나의 코스로 잡는 것이 좋다. 걷는 길이 많아 아이가 힘들어할 수 있지만 쉬엄쉬엄 가며 먹거리도 함께 즐긴다면 박물관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해밀턴호텔 세계음식거리 맞은편에서 우회전한 후 약 20분정도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면 우리나라 최초의 이슬람성원을 볼 수 있다. 성원에 가는 길목에는 인도, 터키 등 전문식당과 옷가게가 있어 이슬람 문화를 느낄 수 있다. 히잡을 쓴 외국인도 종종 볼 수 있다.
이슬람성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남녀 예배실이 구분돼 있으며 이슬람 건축양식과 코란이 빼곡히 적힌 벽면도 구경할 수 있다. 관광객이 5~6명 정도 모이면 성원과 관련된 안내자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박물관 못지않게 다양한 물건을 볼 수 있는 빈티지, 앤틱가구거리 구경도 그 재미가 쏠쏠하다. 해밀턴호텔 맞은편 버거킹 매장이 있는 골목부터 시작되는 가구거리는 100미터 정도 이어지는데 이곳에는 100여 곳에 이르는 가구점들이 모여 있다. 고가구, 법랑식기, 골동품, 앤틱 스타일의 소품을 흔히 볼 수 있어 아이가 액서사리나 장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함께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해밀턴호텔 뒤편에는 멕시코, 인도, 그리스, 이탈리아, 중국, 터키 등 세계 각국의 레스토랑이 있다. 골목마다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입구가 어디인지 헷갈릴 정도로 밀집해 있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많은 음식점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수제 햄버거를 파는 ‘스모키살룬’이다. 이곳에서는 기존의 햄버거와는 차원이 다른 맛과 크기를 자랑한다. 달콤한 후식디저트 타르트를 맛볼 수 있는 ‘타르틴’도 명소다. 종류가 많고 맛이 좋아 미식가들에겐 이미 유명하다. 한강진 블루스퀘어 북파크도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이다.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2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블루스퀘어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일단 5개 층을 관통하는 길고 높은 책장이 압권이다. 책과 함께 레스토랑과 갤러리 아트 파크, 야외 테라스 등 다양한 볼거리와 복합문화공간임을 느낄 수 있다. 여유가 되어 아이가 좋아하는 공연물을 관람한다면 금상첨화다.
예술인들의 거리 대학로&인사동

이태원 일대가 하나의 코스라면 대학로와 인사동도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좋은 코스다. 특히 아이가 미술이나 공예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강추다. ‘예술인들의 거리, 소극장 거리’ 대학로는 200여개의 소극장들이 즐비해 있고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넘쳐난다. 범상치 않은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입은 사람들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큰 재미다. 특히 오는 7월1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는 ‘호기심을 무대로!’라는 주제로 ‘제25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가 열린다. 총 11개국 14편의 우수 아동청소년 극 공연이 선보인다. 대학로 구경도 하고 훌륭한 공연도 본다면 아이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인사동의 ‘쌈지길’도 가볼 만하다. 70여 곳에 이르는 가게를 나선형 길을 따라 둘러볼 수 있고 체험도 할 수 있다. 쌈지길의 또 다른 명소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박물관이기보다는 일종의 ‘포토존’이다. 트릭아트라는 말처럼 사진을 어느 각도에서 찍느냐에 따라 그림의 느낌이 달라진다.
성심당, 민속촌 등 청주와 가까워 더욱 강추

청주에서 가까운 대전에도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있다. 무려 60년 전통을 가지고 있는 빵집 성심당과 황톳길로 유명한 계족산을 하나의 코스로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성심당에서는 ‘빵 종류가 이렇게나 많을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야말로 눈, 코, 입이 즐거워지는 시간이다. 성심당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서 입장하는 사람들, 계산도 줄 서서 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신기함 자체다. 특히 제과·제빵을 비롯해 요리에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성심당 방문은 분명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성심당에서 눈과 입이 즐거웠다면 계족산 등반은 오감이 행복해진다. 성심당에서 30분정도 거리에 있는 계족산 황톳길은 총 14.5㎞로 반쪽은 황톳길이고 다른 반쪽은 일반 산책길이다. 매년 4월부터 10월 말까지 열리는 ‘숲속 음악회’는 널리 알려진 공연으로 매주 토·일요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이외에도 경기도 권에서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장소는 한국민속촌을 들 수 있다. 민속촌은 여름방학을 맞아 8월 31일까지 ‘시골 외갓집의 여름’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수박서리 체험’, 맨손으로 미꾸라지를 잡는 ‘미꾸라지 잡기왕 선발대회’, ‘물수제비 뜨기’, ‘대나무 물총싸움’등 이색적인 물놀이 프로그램이다. 옛 정취를 보고 느끼면서 아이와 신나게 뛰어놀 수 있다. ‘아이들은 경험한만큼 성장하고, 체험한만큼 꿈을 갖는다’는 말이 있다. 부모입장에서는 조금은 번거롭고 피곤할 수 있지만 올 여름방학엔 하루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아이와 함께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